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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목사님 칼럼

 

그래도 가을은...

  • 관리자
  • 조회 : 1452
  • 2021.08.25 오후 05:26

올해도 폭염의 불꽃은 입추 앞에 서서히 사그라듭니다. 대지를 벌겋게 물들였던 태양은 서서히 기울어져 가을의 시원한 바람 앞에 서게 합니다.

어느 시인은 가을이 되면 편지를 쓰겠다고 합니다. 가을이 되면 기도를 하겠어요라고 노래했습니다.

가을이 되면 편지를 쓰고 기도를 한다는 것은 사람 앞에서나 조물주 앞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의 삶을 돌이켜본다는 말일 것입니다. 되는 대로 인생을 사는 사람이라면 모르지만, 조금이라도 생각이 있게 인생을 사는 사람은 이 가을을 그냥 무심히 보낼 수는 없습니다.

창조주는 자신이 살아왔던 지난날의 봄과 여름, 지난날을 한 번쯤 겸손하게 되돌아보게 하도록 가을을 주셨습니다. 땅이 있을 동안에는 심음과 거둠과 추위와 더위와 여름과 겨울과 낮과 밤이 쉬지 아니하리라(창세기 8:22)

 

정비석 씨는 그의 글 들국화에서,

가을은 슬픈 계절이다. 시들어 가는 풀밭에 팔베개를 베고 누워서 유리알처럼 파랗게 갠 하늘을 고요히 우러러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까닭 없이 서글퍼지면서 눈시울에 눈물이 어리어지는 것은 가을에만 느낄 수 있는 순수한 감정이다.....돌 밑에서 밤을 새워 가며 안타까이 울어대는 귀뚜라미의 구슬픈 울음소리며, 불을 끄고 누워 있을 때 창문에 고요히 흘러넘치는 푸른 달빛이며, 산들바람이 문풍지를 울릴 때마다 우수수 나뭇잎 떨어지는 서글픈 소리며, 가을빛과 가을 소리치고 어느 하나 서글프고 애달프지 아니한 것이 없다. 가을은 흔히 열매의 계절이니 수확의 계절이니 하지만, 가을은 역시 서글프고 애달픈 계절이다.라는 글을 남겼습니다.

그래서 옛글 가운데 가을은 여름이 타고 남은 것이라고도 하였습니다.

코스모스 무참(無慘)이라고도 하였습니다. 가을을 불에 타서 없어져 버린 자리를 뜻하는 초토(焦土)라고도 하였습니다.

이어령 교수는 하나의 나뭇잎이 흔들릴 때라는 그의 글에서,

가을은 전쟁을 치른 폐허이다. 그리고 가을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침몰한다. 하나의 모반(謀反), 하나의 폭동, 들판의 꽃들과 잎과 열매와 모든 생명의 푸른 색채가 쫓긴다. 쫓겨서 어디론가 망명하는 것이 아니라, 가을은 그 자리에서 침몰하고 만다.라고 하였습니다.

 

가을은 허무의 노래를 부르기에 알맞은 이유가 뭘까요

내가 가는 인생길이 옳은 길인가?

내가 사는 삶이 의미가 있는 일인가?

이 가을에 나는 무엇을 거두고 있는가?

이 가을 내 손에 남아있는 것은 무엇인가?

지난날 살아왔던 내 인생의 결론은 무엇인가?

 

찬 바람 부는 들판을 보며, 떨어지는 낙엽을 보며 한 번쯤 자신이 살아왔던 날들을 겸손히 되돌아보라고 가을은 그분의 시그널입니다.

참으로 무섭고 두렵게도 이 가을이 되면 내가 지난날 어떻게 살아왔는가, 무슨 생각으로 무엇을 하며 살아왔는가 하는 모든 것이 다 발가벗겨진 채로 드러나게 됩니다. 그래서 가을이 되면 뒤늦게 후회하는 인생을 만나게도 됩니다.

게으른 자는 가을에 밭 갈지 아니하나니 그러므로 거둘 때에는 구걸할지라도 얻지 못하리라(잠언 20:4)

주어진 '카이로스'가 얼마나 소중한지. 주어진 봉사의 기회, 상급의 기회가 얼마나 한시적인지...

파종기에 파종하지 않은 인생은 여름도, 가을도 단지 처참한 몰락일 뿐인 삶인 것을...

도스트예프스키는 자기를 희생하는 만큼 행복한 여생이 된다고 했습니다.

J.F.케네디는 여러분이 나라가 무엇을 해 줄 건가 그것을 묻지 말고 대신에 여러분이 나라를 위해 무엇을 할까 물어주십시오.’라고 했습니다. 발상의 전환을 촉구했습니다. 구걸하는 인생에서 통로가 되는 선포를 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신앙의 거인들이 묻힌 영국 웨스트민스터 사원 벽에는 이런 글이 있습니다.

하나님을 위해서 위대한 일을 시도하라(attempt great thing for God) 그리고 하나님으로부터 위대한 것을 기대하라.’

위대한 일을 시도한 사람만이 위대한 열매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주신 기회를 열매의 기회로 바꾸는 사람들에게

그래도 가을은 옵니다

그래도 가을이 아름답습니다라고 노래합니다.

 

지금!

영혼의 가을이 오기 전에 지금, 더 늦기 전에 사랑의 씨를 뿌려라.

영혼의 겨울이 오기 전에 가득한 의의 열매를 추수하여 그날을 복되게 하리라.

 

당신의 가을은 어떤 가을입니까?

 

- 박인용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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