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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목사님 칼럼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라

  • 희망짱
  • 조회 : 2704
  • 2016.12.25 오전 08:24

매우 피곤한 시대입니다. 나름의 성취와 성공이라는 말이 호사스럽게 들릴 정도로 많은 젊음들의 몸부림이 느껴집니다. 스펙으로 자신을 치장해야 하고, 다르게 보이고, 튀어야 산다는 정글의 길을 배우며 생존의 숨소리를 헐떡입니다.

우리 앞에서 성취된 기득권의 리더십은 혼돈 가운데 많이 소유한 것이 행복이라고 웅변합니다.

그나마 명분과 공익적 유익의 삶의 가치를 추구해보려고 하다가도 이 자체가 또 다른 혼동을 선물합니다. 모로 가도 서울을 간 사람이 성공자라고 강변합니다. 가공되어 만들어지지 않는 인생은 낙오자요, 실패자요 해지는 대세 앞에 자유로운 영혼은 설자리를 잃습니다. 물론 모든 것을 극단적으로 말하는 것은 또 다른 역진자운동을 불러옵니다.

그런데 이 겨울에 한 때 유행했던 렛잇비라는 노래를 한번 음미해볼까요. 비틀즈의 Let it be를 해석하면 순리에 맡겨라입니다. 폴 매카트니 작사 작곡인 이 곡은 1962년부터 1970년까지 활동한 비틀즈의 마지막 곡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성취를 못해도 내 모습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신체적으로 부적합하게 출생했어도 그것은 나의 독존적 모습입니다.

심지어 출생의 비밀이 있어도 그것은 나의 존재의 고귀성에 영향을 주어선 안 됩니다.

땅속의 지렁이도, 미물의 진드기도 그것은 존재의 고유성, 희귀성으로도 존재가치가 있습니다.

집요하게 비교의식의 종이 되어 불행해지는 것은 인간 밖에 없습니다.

그냥 있는 그대로 봐주세요, 있는 그대로 모습으로 그분께 나갈 때 그분은 박대하지 않습니다. 이런 절규라면 곡해일까요?

모방에서 창조라는 꽃이 피워집니다. 그러나 모방의 아들이 되면 그것은 자신의 꽃을 피우지 못한 미생(未生)이 됩니다. 자신만의 고유한 꽃이 있고, 그 꽃이 핀 후에 그만의 열매가 드러납니다. 지상의 모든 열매는 상호보완적입니다. 서로 필요합니다. 서로 존중되어져야 합니다. 약방의 감초가 필요하듯이.인도에서는 사냥꾼들이 원숭이를 잡는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사냥꾼들이 양동이에 물을 잔뜩 채워서 원숭이들이 몰려 사는 곳으로 갑니다. 그리고 원숭이들이 보는 앞에서 양동이 물로 열심히 세수를 합니다. 그런 다음에 물로 된 양동이를 묽게 탄 풀로 가득 채운 양동이로 바꿔치기를 해서 원숭이들 앞에 놓습니다.

사냥꾼들은 멀리 나무 뒤에 숨어서 원숭이들이 어떻게 하나 지켜본답니다. 원숭이들은 모방을 잘하는 짐승답게 사람들이 떠나가면 양동이에서 끈적끈적한 풀을 열심히 퍼내서 자기 얼굴을 씻습니다. 사냥꾼들이 했던 모양 그대로 흉내를 내는 겁니다. 풀로 세수를 하면 어떻게 될까요? 풀이 눈두덩에 달라붙어서 앞을 보지 못하게 됩니다. 이 때 사냥꾼들은 장님이 되어서 어쩔 줄 몰라 하는 원숭이들을 손쉽게 잡는다는 겁니다.

모방만하는 존재는 창조적 존재의 포로가 됩니다.

성경에 누구에게나 알려진 이야기가 다윗과 골리앗이야기입니다. 이 얘기의 감동은 다윗에게 있습니다. 골리앗의 키가 거의 3미터에 가까운데 반하여 다윗은 아직 키 작은 소년입니다. 누구 말대로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어린애에 불과했던 것입니다.

구약 성경 사무엘상 1742절을 보면 골리앗이 자기와 싸우고 나오겠다는 다윗을 보고 업신여깁니다. 그 이유가 다윗이 젊고 붉고 용모가 아름다웠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아직도 얼굴에 솜털이 보송보송하고 불그스레한 것이 예쁘장한 소녀감성이니, 귀골장대한 대장군의 풍모에서 나서는 것이 스스로도 용납 못할 수치라고 생각했던 겁니다.

골리앗은 완전무장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에 반해 다윗은 아무 무장도 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일체의 무장을 자발적으로 거부했습니다. 아무도 골리앗을 대적하지 못하고 두려워 떨던 차에 다윗이 골리앗과 싸우겠다고 나서는 겁니다. 그러자 공포의 질린 사울 왕이 감동을 했습니다.

그래서 38절에 보면 자기의 군복을 다윗에게 입힙니다. 자기의 놋투구를 그 머리에 씌웠습니다. 또한 자기의 갑옷을 다윗에게 입혔습니다. 그냥 맨몸으로 나가는 것보다는 그래도 무장을 시켜서 내보내는 것이 낫다고 본 거죠.

그런데 다윗이 사울의 군복과 놋투구와 갑옷을 다 착용했을 때 다윗은 말합니다. 다윗이 칼을 군복에 차고는 익숙지 못하므로 사울에게 고하되 익숙지 못하니 이것을 입고 가지 못하겠나이다 하고 곧 벗고

자기에게 익숙지 않았기 때문에 한 번 시험적으로 걸어보다가 다 벗어 던졌다는 것입니다. 상대방은 최고의 무기로 중무장한 거인 장수입니다. 그런 적장과 싸우러 나가는 다윗이 사울의 군복과 투구와 갑옷을 입고 칼을 차고 나가려고 했지만 불편했습니다. 그래서 다 훌훌 벗어 던지고 그 당시 목자들이 양을 칠 때 필요했던 가장 기본적인 가죽부대, 물매 이것만 갖추고 전쟁터에 나갔던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목자들은 대개 세 가지 정도를 항상 준비하고 다녔습니다. 먼저 동물 가죽으로 만든 가죽 부대(scrip)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목자들은 이 가죽부대에다가 빵이나 마른 과일과 올리브 혹은 치즈 등의 음식을 넣고 다녔습니다. 그 다음에 물매(sling)를 들고 다녔습니다. 이 물매는 가죽조각으로 만든 새총 같은 것이었는데 매끄러운 조약돌이나 작은 돌멩이를 말아서 던지는 공격용 혹은 방어용 무기였습니다. 그것으로 족했습니다. 비교의식에 자유한 다윗, 있는 그대로를 사랑한 다윗, 그의 자존감 배후엔 그와 함께한 그분이 있었던 겁니다.

바로 그 자유인 다윗의 첫 번째 물맷돌에 골리앗은 쓰러진 것입니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것은 진정한 자신을 향한 사랑의 시작입니다. 여기서 스스로 돕는 그분의 손길을 만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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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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